⌂ 말과 글의 집.
나와 여러 사람의 말과 글을 가리어 모아 엮음.
나와 여러 사람의 말과 글을 가리어 모아 엮음.
어느 새벽엔가 H에게 기대고 말았다. 여름내 마음 빚을 진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만들어놓고 훌쩍 떠나와 버린 거다. 몸은 몸의 습관을 들여야지, 몸에 마음의 습관을 들이면 몸이 마음을 못 좇아가서 지치더란다. 그러게, 어르고 달랠 것투성이다. 가꾸어야 할 것들조차 성가실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주변에 나눌 만큼의 따뜻함을 간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디폴트가 얕은 음수에서 더한 음수일 때더라도, 그저 조금 평화롭기가 어려워진 때더라도 말이다.
Y는 이곳이 반쯤 열린 문이라고 했다. 마음에 드는 표현이라 남기기로 했다. 최근 함께 책을 읽고 있는데, 책에 대한 책이라 Y에게 듣게 되는 것이 많아 즐겁다. 텍스트가 이미지의 각주가 되는 것, 이미지가 텍스트의 도판이 되는 것. 이러한 관계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것을 신중하게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상기하게 되었다.
언니는 회화가 빨래 같은 거라 했다. 편집된 시간을 모으면 어떤 궤적이 보인다고. 이미 그려진 이미지에 천천히 뜻이 맺히기도 한다고 했다. 마시다 만 밀키스와 피우다 만 연초가 종이컵에서 만났다.